보고서의 문장은 매끄러운데 왜 그 결론에 이르렀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면 어디부터 고쳐야 할까요? 이런 학생에게 먼저 필요한 일은 수업에서 자신이 실제로 한 작업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생성형 AI를 다룬 이번 보도 역시 문장의 완성도와 그 안에 담긴 학습 근거를 함께 살핍니다.
AI 활용 조사는 누구에게 물었나요?
베리타스알파가 인용한 전교조 서울지부 조사는 9월 서울지역 선생님 285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응답자의 98%가 생성형 AI 사용 경험이 있다고 했고, 학생부 작성에 활용한 비율은 64.6%였습니다. 수업 설계에 썼다는 응답 비율은 82.8%입니다.
이 조사로 알 수 있는 범위는 서울지역 응답자들의 활용 경험입니다. 모든 선생님의 작성 방식이나 특정 학생의 학생부를 판단하는 수치로 넓혀 읽기는 어렵습니다. 기사가 짚는 문제도 AI 사용 여부에만 있지 않습니다. 기록에서 학생의 개별 학습을 확인할 수 있느냐가 함께 제기된 질문입니다.
보도는 관찰 내용을 정리하고 문장을 다듬는 데 AI가 도움이 된다는 기대와 기록이 비슷해질 우려를 함께 다뤘습니다. 대학 측에서는 좋은 평가 표현이 많아도 활동과 성취의 근거가 부족하면 역량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칭찬의 근거가 되는 탐구 과정
기사에서는 탐구 능력이 뛰어나다는 표현이 있어도 무엇을 어떻게 탐구했는지가 빠지면 평가 자료로서 한계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대학이 확인하기 어려운 것은 화려한 어휘 자체가 아닌 학생별 학업 과정과 특성이라는 설명입니다.
같은 문장 반복은 AI 등장 전에도 있었습니다. 기사에 인용된 감사원 자료에서는 서울지역 고교 239곳의 교원 803명이 각각 학생 51명 이상에게 동일한 세특 내용을 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대상 기록의 기간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입니다.
자신의 보고서를 돌아볼 때는 처음 질문에서 결과까지 어떤 작업을 거쳤는지 설명해 보세요. 자료를 골랐다는 사실과 그 자료로 무엇을 판단했는지는 서로 다른 설명입니다. 결과만 기억난다면 수업 노트와 초안으로 돌아가 당시의 선택을 찾아야 자신의 탐구 과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학생이 평가 문구를 대신 쓰지 않습니다
교육부의 학생부 기재요령에 따르면 기록은 선생님이 직접 관찰·평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AI가 만든 자료를 서술형 항목에 그대로 입력하는 행위는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사례로 들었습니다.
문장을 다듬는 보조 수단으로 AI를 쓰는 것은 허용하지만, 최종 입력 전에 허위나 과장이 없는지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반면 전북교육청은 8월에 학생부 같은 정성 기록 작성에 AI 서비스를 쓰지 않도록 권고했다고 보도됐습니다.
학생이 해야 할 준비는 수업과 과제의 기준에 맞춰 실제 작업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입니다. 선생님에게 드릴 평가 문장을 만들거나 다른 학생의 좋은 표현을 가져온다고 자신의 경험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제출물에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는 내용이 있다면 그 부분을 다시 공부하는 데서 시작하면 됩니다.
과제에 AI의 도움을 받았다면 제안받은 설명을 자신이 직접 검토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해하지 못한 문장이 남아 있으면 교과서나 수업 자료로 뜻과 근거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학생부 작성 기준과 과제의 AI 사용 안내는 별개이므로, 실제 과제에서는 수업에서 안내한 사용 범위가 기준입니다.
초안에 남은 수정 이유를 찾으세요
2028학년도에는 내신 1등급 범위가 상위 4%에서 10%로 넓어집니다. 같은 등급 안에서 이수 과목과 성취, 수업의 학습 태도·탐구 과정을 살필 필요가 커진다는 분석입니다.
고려대 학교추천과 서울시립대 지역균형선발은 서류평가 비중을 높였다고 보도됐습니다. 한양대 추천형도 교과정성평가를 학생부종합평가로 바꾸며 반영 비중을 높였습니다. 기사에서 학생부 속 학업 과정의 비중이 커진 사례로 든 변화입니다.
이번 학기 과제의 초안과 최종본을 비교하면 생각을 고친 과정을 찾기 쉽습니다. 결론이 달라졌다면 어떤 자료나 수업 설명이 영향을 줬는지 떠올려 보세요. 결론을 유지했더라도 처음 근거가 왜 여전히 타당하다고 보았는지 설명하면 자신의 판단을 다시 검토하는 공부가 됩니다.
학부모가 학생의 설명을 들어줄 때는 이미 한 작업에서 어디가 어려웠고 무엇을 고쳤는지 물어보면 됩니다. 활동을 더 추가할지 결정하기 전에 현재 배운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억이 흐릿한 부분은 성취를 크게 표현하려 애쓰기보다 수업 자료로 돌아가 확인할 지점입니다.
보고서를 덮고 말할 수 있나요?
기사의 마지막 제언은 대학도 어휘의 화려함에 머물지 말고 활동의 내용과 일관성, 과목별 성취의 연결을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AI가 쓴 것처럼 보이는 표현을 골라내는 데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를 덮고 탐구를 시작한 질문, 사용한 자료, 결론을 짧게 말해 보면 이해가 부족한 부분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말이 막힐 때는 그 문장을 외우기 전에 개념과 판단 과정을 다시 살펴야 합니다. 자기 말로 설명한 내용이 제출물의 주장과 일치하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설명한 뒤에도 남는 의문은 선생님께 질문할 내용이 됩니다. 무엇을 이해하기 어려웠는지, 어느 자료를 더 살펴야 하는지 물으면 다음 공부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 연습은 특정 평가 문구를 얻으려는 과정이 아닙니다. 스스로 배운 범위를 알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